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웃긴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은 열심히 현장에서 뛰고 구르지만 실적은 바닥, 해체 위기까지 간 마약반 형사 5인방의 이야기를 그린다. 팀의 리더인 고 반장은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팀원 4인방과 함께 잠복 수사에 나선다. 조직의 아지트 근방에 있던 치킨집에서 잠복 수사를 이어가던 중, 주인이 치킨집을 판다고 하자 고 반장은 퇴직금을 당겨 치킨집을 인수하게 된다. 위장 창업으로 잠복 수사를 계속하려는 중, 마 형사의 뜻밖의 재능으로 만든 수원 왕갈비 통닭이 대박을 치고 가게는 손님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점점 수사는 뒷전이 되어 가고 닭을 잡을 것인지 범인을 잡을 것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마약반에게 범인을 검거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극한직업은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1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엄청한 흥행을 한 영화다. 큰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제대로 타서 관객 수가 연이어 상승세를 탄 영화인데 두 번 세 번을 봐도, 이미 다 대사와 상황을 알고 보는데도 지금도 웃긴 영화는 거의 처음이었다. 코미디 한 길을 걸어온 이병헌 감독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이며 신파 코드나 가학, 성적인 유머, 억지 감동 코드 없이 남녀노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코미디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코미디 영화 특성상 조금은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캐릭터끼리 핑퐁처럼 주고받는 대사가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또한 연기 구멍이 없는 배우들의 표정 연기, 대사를 읊을 때의 말투나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두 번 이상을 봐도 웃기는 코미디 영화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코미디 영화임에도 후반부 액션 장면들은 또 박진감 있고 스피드 하게 표현되어 액션으로도 부족하지 않았다. 허당끼가 넘치고 약간은 모자란 듯한 마약반 다섯 형사들의 반전 전투 실력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신과 잘 맞아떨어져 영화의 반전을 잘 살려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매출액 1위 달성, 영화계 새로운 공식을 보여주다
당시 개봉한 지 3일 만에 100만을 돌파했고 4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무섭도록 빠르게 흥행을 하던 이 영화는 설날 연휴 황금대목 버프까지 받는 운이 깃들었다. 결국 개봉 15일 만에 1000만을 달성하고 영화 역대 관객수 2위에 오르고 국내 매출액 1위까지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운다.
이 영화가 천만 관객 돌파 영화가 되었지만 역대 천만 영화 중 가장 가벼운 소재로 흥행한 영화가 되었다. 이런 점에서 당시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인식을 주었는데 오로지 코미디로만 승부해도 괜찮은 시나리오와 연출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면 흥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제까지 천만 영화들은 대부분 무거운 소재와 이야기를 다룬 정치, 범죄, 스릴러, 역사가 대부분이었고 당시뿐 아니라 현재도 한국 영화들 대부분이 그런 장르물에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사회가 어수선하고 불안정한 때에 관객들이 영화까지도 그런 심각한 이야기에 피로감을 느껴왔던 터라 극한직업이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많은 해소감을 주었던 것이다.
극한직업의 흥행으로 인해 많은 방송, 인터넷, SNS에서 패러디와 밈이 양산되었고 이제는 극한직업을 모르면 간첩인 수준까지 될 만큼 오래 회자되었다. 극중에 나온 수원 왕갈비 통닭은 당시 영화를 찍으며 이미 존재하는 치킨이 아닌, 직접 만든 것이라고 밝혔고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때를 노려 갈비 치킨을 신메뉴로 내놓기도 했다.
웃음의 충실한 영화, 해외에서도 먹히다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라 극한직업은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웃다가 죽을 뻔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 포인트가 있다, 액션도 굉장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참신하다, 스토리는 간단한데 비해 구상이 자유롭고 웃겨야 하는 부분에서 느리지 않았다, 보기 전에 기대를 하나도 안 했는데 결과는 엄청 웃고 나왔다 등의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웃음 포인트가 살아 있고 후반부에는 기분 좋은 반전까지 있다는 점이 해외에서도 좋은 인상을 준 듯하다.
중간중간 캐릭터들의 형사로서의 애환, 그들이 우연한 기회로 치킨집을 운영하면서 겪는 고충 등도 일반 관객들의 공감대도 이끌어 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대거 마약 범죄라는, 심각하고 어두운 범죄 소재가 들어가 있지만 범죄 조직과 악당 캐릭터들의 허술함과 멍청함도 같이 섞어서 어디까지나 코미디 영화라는 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 모습도 좋은 포인트였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마냥 가볍게만 다루지도 않으며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 극한직업은 지금까지 나온 코미디 영화 중 단연 최고라고 할 만하며 현재까지도 그 아성은 깨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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