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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의 보석 같은 작품, 영화 <위키드> 더빙과 원어 차이 및 감상 후기

by 해랑09 202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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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에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한 작품이자, 실제로 봤을 때 기대한 만큼 재미있게 봤던 영화가 <위키드>였다. <위키드>를 원어판과 더빙판 둘 다 봤는데 둘 다 본 내 입장에서 두 버전의 차이 및 감상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영화 <위키드>는 익히 알려져 있듯, 원래 뮤지컬이 먼저 제작된 작품이다. 뮤지컬로 브로드웨이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엄청 대흥행을 했던 작품이라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팬이 있고 나 역시 뮤지컬로도 너무 재밌게 봤었다. 무려 10여 년 전쯤.. 

 특히나 영화 <위키드> 더빙판은 국내에서 동명의 뮤지컬에 참여했던 실제 뮤지컬 배우들이 전부 더빙에 참여하여 뮤지컬 팬인 내 입장에서는 원어보다 더빙이 더 기대된 게 사실이다. 엘파바 역에는 박혜나 배우, 글린다 역에는 정선아 배우, 피예로 역에는 고은성 배우 등 주연 배우들만 해도 뮤지컬계에 이미 한 획을 그은 배우들이기에 캐스팅도 아주 만족스러웠고 또 그만큼 기대감이 높았다.

1. 더빙과 원어 차이

1) 원어와 더빙 가사, 대사 번역 차이
 

 원어 버전이 더빙보다는 확실히 가사와 흐름이 캐릭터의 감정선이나 이야기 전개에 더 밀착적이다. 예를 들어, "Defying Gravity"는 엘파바의 결단과 의지를 잘 표현하는 메인 테마곡으로 극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중요한 곡이다. 한국어 더빙에서는 언어적인 차이로 인해 메인곡과 더불어 전체적으로 가사의 일부가 자연스럽게 변형되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노래 가사에서 의미를 전달하는 데 있어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한국 더빙은 뮤지컬에서 사용했던 번역 가사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 관객들간에 호불호가 나뉘었는데 뮤지컬을 먼저 본 입장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익숙한 번역이어서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뮤지컬을 보지 않고 원어 영화를 본 후에 더빙을 본 사람들은 가사 번역이 오역이다, 별로였다, Defying Gravity를 번역 없이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쉽다는 말이 많았다고 한다. 

 

 가사 외에 대사 역시도 비슷하게 호불호가 갈리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더빙 대사가 번역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원어에서의 번역 자막과 비교해 본다면) 원어판 자막과 더빙 대사 둘 중 비교했을 때 나는 더빙 대사가 더 상황에 맞게 위트 있고 자연스럽게 번역됐던 것 같다. 원어 자막을 볼 때는 아무 감정 없이 흘려 지나간 부분도 더빙에서는 피식 웃거나 살짝 폭소한 장면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더빙 대사가 확실히 전체적으로 재밌게 번역을 잘했다.

 

2) 캐릭터의 목소리와 발음

 원어의 엘파바와 글린다의 캐스팅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엘파바는 강단이 있고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하고 내면이 단단한 캐릭터라 그 역에 알맞게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힘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원어와 더빙 둘 다 그런 느낌은 잘 살렸고 개인적으로 목소리만 놓고 보자면, 원어의 엘파바가 조금 더 힘 있는 목소리 같았다. 더빙의 엘파바는 원어보다는 조금 톤이 올라가 있고 새침한 느낌이 섞여 있다.

 글린다 역시 원어와 더빙 둘 다 찰떡이고 노래 실력 역시 비교할 수 없이 둘 다 잘한다. 개인적으로 정선아 배우의 글린다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아리아나 그란데가 노래는 잘하겠지만 연기도 그만큼 잘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영화를 보고 나니 의문은 기우였을 뿐. 글린다의 사랑스럽고 발랄한,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의 느낌을 아리아나 그란데 역시도 200% 이상 너무 잘 소화했고 원어의 글린다도 뮤지컬의 글린다를 뺨 칠 정도로 완성도 있는 캐릭터가 되었다.

 
2. 감상 포인트

1) 언어의 감동과 캐릭터의 감정선

 원어와 더빙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려 노력하지만, 원어 버전의 Defying Gravity가 내 마음에 조금 더 와닿았다. 원래 뮤지컬 팬인 나조차도 이번 영화의 Defying Gravity는 영화를 보고 난 이후 한 달간 계속 플레이해서 듣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엘파바를 연기한 신시아 에리보의 성량이 그냥 인간이 아닌 듯한 미친 성량이다. 영화관을 꽉 채우는 어마어마한 고음 폭발은 꼭 영화관에서만 봐야 그 진정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원어판을 사운드가 특화된 돌비 아트모스관에서 관람했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 웅장한 사운드와 폭발적인 신시아 에리보의 성량은 OTT가 활성화된 시대에도 왜 영화관이 존재해야 하며, 돌비 아트모스관의 존재 이유를 깨닫게 하기 충분했다. 더빙 역시 Defying Gravity는 클라이막스 곡이기 때문에 장면과 노래가 주는 감동은 비슷하지만, 그 곡을 부르는 배우의 성량 면에서는 원어의 엘파바가 조금 더 우세했다고 생각한다.


2) 역할과 연기

 원어 버전에서는 배우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 연기하기에 아무래도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반면, 더빙은 한국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하기 때문에, 특히 이게 실사 영화를 더빙한 거라서 애니메이션 더빙하고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입 모양이라든지, 목소리와 얼굴의 합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더빙 배우들이 연기를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대사의 변형, 실제 사람을 다른 배우가 목소리만 연기하는 데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이질감이 있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3. 총평

 원어 버전은 음악이나 가사, 발음, 목소리 성량에서 더 진하게 와닿을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한국 더빙도 고퀄리티의 더빙이다 보니 두 버전 다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하면서 봤다. 영화 <위키드>를 통해, 뮤지컬 대작이 이렇게 영화로도 잘 만들어질 수 있구나를 깨달았고 다음 파트2에서 또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또한 신시아 에리보의 압도적인 목소리와 성량을 발견할 수 있었던 영화이자 아리아나 그란데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어 재밌었던 작품이다.

 더빙 버전 역시, 이미 잘 알고 있는 국내 뮤지컬 배우들이기에 역시 노래도, 연기도 <위키드>의 명성에 맞게끔 잘 소화한 것 같아 기대한 것 이상으로 좋았다. 가사와 대사 번역도 위트 있게 해서 더빙을 보아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재밌었다. 두 버전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두 버전 다 추천하며 개인의 취향이나 감상하는 환경에 따라 또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어 그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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