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SBS에서 방영됐던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드디어 6년 만인 2025년 새해가 바뀜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공개가 됐다. 올해 넷플릭스에 공개된 기념으로 스토브리그를 엄청 재밌고 보고 애정했던 팬으로서 아직 스토브리그를 못 본 분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하는 이유를 써 보고자 한다.
입체적인 캐릭터
백승수(남궁민): 드림즈 신임 단장. 주인공 백승수는 완벽하게 상반된 두 가지 특성을 가진 인물로,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준다. 그의 손을 거친 스포츠팀들은 모두 밑바닥에서 올라와 1등을 거머쥔 환골탈태를 해 왔다. 드림즈 역시 낡고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강한 팀으로 만들고자 하지만 현실은 백승수를 막는 인물들로 쉽지 않다. 차가운 외면 뒤에 아무도 알지 못하는 외로운 배경이 있는 사람이다.
이세영(박은빈): 이세영은 능력 있고 냉철한 캐릭터로, 야구계에서 유일한 여성 운영팀장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도전적 존재로 등장한다. 야구계에서도 암암리에 보이는 성차별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남자들이 많은 야구 선수들과의 갈등 속에서도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극 전반에 걸쳐 정의롭고 단단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권경민(오정세): 드림즈 구단주의 조카. 드림즈에서 백승수를 단장으로 영입하긴 하나, 드림즈가 잘되기를 바라기보단 비싸게 팔아넘기려는 속셈을 지니고 있어 백승수와 부딪히는 캐릭터이다. 겉은 안하무인,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빌런이지만 그도 큰아버지 밑에서는 한마디로 제대로 하기 힘든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 악역이 사악하기만 한 뻔한 악역이 아니라 나름의 이유와 서사가 있는 캐릭터로 그려져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주었다.
위와 같이 주요 인물들의 성격이 여러가지 면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들이다. 배우들도 그 역에 맞는 찰떡같은 연기를 해서 서사와 인물, 연기 3박자가 잘 어우러진 드라마였다. 주연 캐릭터뿐 아니라 드림즈 스텝들, 야구 선수들 캐릭터들도 하나하나가 진득하고 탄탄한 서사가 있어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각 캐릭터들에 전부에 빠져들게 된다.
탄탄하고 깊은 스토리라인
스토브리그의 스토리라인은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프로 야구 리그의 운영 방식을 잘 반영한다. 특히, 팀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유망한 선수를 영입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들이 실제 야구팀 운영에서 발생할 법한 일들을 담고 있어, 리얼리티와 몰입감을 높였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야구에 오랜 팬인 것과 동시에 드라마를 쓰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 취재했던 모든 것들을 허투루 담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스토브리그는 '구단을 이끄는 직원들'이라는 조직 내 권력 투쟁과 개인적인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단순히 야구 드라마가 아닌, 개인과 조직을 말하는 점에서 다른 스포츠 드라마와는 결을 달리 했다. 또한, 내외부에서 부패한 개인과 제도로 오합지졸이 된 조직을 도려내고 재건하는 과정에서 그려 낸 갈등과 화합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느끼게 했다. 이러한 과정 속 드라마가 추구하는 인간미와 따뜻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캐릭터들의 변화에 감동을 주었다.
현실감과 고증
스토브리그는 실제 야구 용어와 전술, 선수 관리에 대한 고증이 정말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거나 야구를 잘 몰라도 누구나 시청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한 편이다. 또 야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야구단 뒤에서 일하는 감독과 프론트, 구단 운영의 실제 방식이 스토리의 더 중점적인 요소기 때문에 야구의 룰을 몰라도 드라마를 보는 데엔 아무 문제가 없다. 실제로 나 역시 야구 룰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봤는데 1화만 보고도 바로 빠져들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의 드라마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스토브리그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굉장히 현실감 있게 그려진 측면이 많다. 특히 실제 프로 야구에서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팀이 어려움을 겪을 때 어떤 방식으로 리빌딩을 해야 하는지, 재정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현실적인 고증이 돋보였다. 야구를 잘 아는 팬들도 스토브리그의 현실적인 면모에 많은 공감을 하고 실제 현직 야구계에 있는 사람들도 재밌게 봤다고 인증할 정도였다. 스토브리그는 특유의 입체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서사와 고증, 잔잔하고 묵직한 연출력 등 모든 조건들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성공적이었던 드라마로서 야구 팬과 아닌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이다. 아직 한 번도 못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넷플릭스 입성 기념으로 한번 정주행 해보시는 건 어떤지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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