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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피트, 5피트 거리가 주는 설렘과 안타까움

by 해랑09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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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정말 아름다워, 용감하고. 널 만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접근 금지, 스킨십 금지. 이 로맨스 성공할 수 있을까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신체 접촉이나 6피트 이하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낭포성 섬유증(CF)을 가진 여주 '스텔라'와 남주 '윌'. 둘은 같은 희귀병 CF를 앓고 있는데, 우연히 윌이 스텔라가 지내는 병원에 치료를 받기 위해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스텔라와 윌은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6피트의 안전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둘 다 감염에 취약한 데다 스텔라는 폐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었기에 윌의 바이러스는 스텔라에게 치명적이었다. 스텔라와 윌은 서로의 안전을 위해 안전거리 6피트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서로에게 더 애틋해지며 빠져들게 되고 결국 안전거리 6피트를 어긴 5피트까지 서로에게 다가가 데이트를 하게 된다.

 

로맨스 영화에서는 보통 스킨십이 당연하듯이 나오는데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접근 금지, 스킨십 금지, 다가갈 수도 없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이런 설정이 로맨스 영화로서 설득력이 있을까 싶은 우려와 달리 '파이브 피트'는 미국에서 손익분기점 2000만 달러를 훅 넘어선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대흥행을 했다. 대체로 서로에게 함부로 다가설 수 없는 6피트의 거리가 주는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또 두 10대 남녀의 발랄하면서도 애틋하게 그린 로맨스로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5피트 거리가 주는 설렘과 안타까움

스텔라와 윌, 두 10대 남녀의 희귀병을 다루고 있어 영화 전체적인 배경이 병실과 병원이지만 영화의 분위기가 침울하지만은 않다. 스텔라는 오랜 기간 입원해 있는 소녀지만 이름처럼 밝고 씩씩하고 용기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매일 병원에서 생활하지만 유투브를 찍으며 약 하나를 먹어도 계획적으로 하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한편 신약 임상 실험을 하기 위해 스텔라의 병원에 오게 된 윌은 장난기 넘치는 모습과 임상 실험에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여 스텔라의 신경을 건드린다. 윌의 행동에 신경이 쓰이던 스텔라는 윌에게 임상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며 그에게 진지하게 충고를 한다. 윌은 스텔라의 말에 따르는 대신 그녀를 그리고 싶다고 제안하고 둘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며 친해진다. 윌은 그녀의 영상과 밝은 모습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둘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지지만 육체적으로 거리를 둬야 하는 제약이 그들을 괴롭게 한다. 시간이 갈수록 6피트가 주는 거리가 서로를 점점 좌절하게 하고 많은 것을 포기하게 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윌의 생일파티 날에 다 같이 깜짝 축하 파티를 하지만 그날 이후 스텔라의 친구인 포가 죽게 된다. 언니와 포까지 죽음으로 잃자 좌절한 스텔라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윌에게 마지막 데이트를 신청하며 병원 밖으로 나가 자유를 즐긴다. 그 시각, 극적으로 기증자가 나타나 스텔라가 폐 이식 수술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뜨지만 스텔라는 밖에서 놀다 물에 빠지고 만다. 윌은 물에 빠진 스텔라를 구하고 응급 상황에 의식이 없는 스텔라에게 접촉하면 안 된다는 금기를 깨고 인공호흡을 한다.

 

다행히 둘은 서로에게 감염이 되진 않았고 스텔라도 폐 이식 수술이 무사히 끝나지만 윌은 임상 실험에 실패했다는 결과를 듣는다. 윌은 고민 끝에 사랑하는 스텔라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떠나기로 결심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스텔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때의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다.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말이 이토록 절절하게 와닿는 로맨스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5피트라는 둘의 거리가 관객의 마음을 설렘과 안타까움으로 채운다.

 

스킨십이 주는 의미

영화의 초반과 마지막에 스킨십에 관한 언급이 짤막하게 나온다. 영화 시작에는 가족, 친구, 연인들이 따뜻하게 서로를 안아주고 스킨십하는 장면이 나오고 영화의 마지막에는 스텔라의 음성과 함께 스킨십의 의미에 대해서 되짚는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의사 소통이자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손길, 볼에 닿는 입술의 촉감, 기쁠 땐 우리를 하나 되게, 두려울 땐 우리를 용감하게, 열정의 순간엔 짜릿하게도 만드는 것.' 스텔라는 사랑할 때 더없이 스킨십이 간절해지며 필요해진다고 말한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만지고 보듬어 주고 안아 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큰 힘을 줄 수 있고 행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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