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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오묘한 매력의 멜로수사극

by 해랑09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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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서래

"우리 일이요? 내가 밤마다 당신 집 앞을 서성인 일이요?

내가 당신 숨소리를 들으면서 잠든 일이요? 내가 당신 품에서 행복하다고 말했던 일이요?" -해준

 

제작진과 배우진의 이름만으로도 끌리는 영화

<헤어질 결심>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으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각본은 이전에 박찬욱 감독과 다수의 작업을 했던 정서경 작가가 맡았고 두 주인공 서래와 해준을 탕웨이와 박해일 배우가 맡았습니다. <헤어질 결심>은 이렇듯 대표 제작진과 배우들의 이름만 들어도 끌리는 영화인데 개봉 전부터 이목을 끌며 개봉 후에는 관객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작품성을 인정받아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습니다.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감독상을 수상하였고 우리나라 청룡영화제, 대종상영화제, 부일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감독상, 최우수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등 굵직한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청룡영화제에서 탕웨이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는데요. 우리나라 시상식에서 외국 배우 최초 여우주연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멜로인 듯, 범죄 수사극인 듯, 미스터리인 듯

<헤어질 결심>은 포스터부터 인상적인 느낌을 줍니다. 서래 역의 탕웨이의 모습이 한가운데 있고 살짝 옆 쪽으로 틀어서 비스듬히 정면을 보는 포스터는 왠지 모르게 미스테리한 느낌을 주는 모나리자가 연상됩니다. 

또 다른 포스터에서 서래와 해준이 차 안에서 나란히 앉아 있고 서로의 손 끝이 살짝 닿아 있지만 서래는 다른 쪽을 보고 있고 해준은 눈을 감고 있는 포스터는 멜로의 느낌을 주면서도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멜로와는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영화는 산 정상에서 추락한 남자의 변사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형사인 해준은 변사 사건의 피해자 아내인 서래를 용의자로 만나면서 둘의 미묘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사람이 죽은 사건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멜로와는 다른 형식으로 출발하고 형사와 용의자라는 수사극의 관계점이 점차 멜로로도 이어진다는 지점도 굉장히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남편과 어머니를 비롯, 서래 주변의 인물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간다는 점과 서래와 해준은 살인사건이 있어야 만나게 되는 점이 이 영화가 범죄 수사극인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가려는 미스터리극인지, 서로에게 미묘하게 끌리고 있는 듯 보이는 서래와 해준의 멜로극인지 좀처럼 장르를 정의 내릴 수 없게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매력으로 서래와 해준의 알 듯 말 듯 알 수 없는 감정만큼이나 장르를 함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전부 다 섞여 있는 장르의 영화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감상 포인트 및 느낀점

<헤어질 결심>에서 나오는 서래와 얽힌 살인 사건은 여러 개가 있지만 해준은 그 사건들을 전부 완벽히 해결하지 못합니다. 해준은 서래가 범인이라는 의심이 들어도 증거가 확실치 않아 서래를 범인으로 체포하기도 힘들고 체포하지 않자니, 걸리는 게 많습니다. 거기에 서래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까지 왔다 갔다 하듯 확신치 못하는 듯 보입니다.

그럼에도 해준은 서래에 대한 끌림을 거부할 수 없고 직접적으로 고백하지 않아도 여러 대사를 통해 서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에 이릅니다.

 

다만, 둘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었듯이 미결로 남은 사건들과 해준에게 서래는 영원히 정리하지 못하는 존재로 남게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해준의 허탈함과 슬픔과 안타까움 등이 소용돌이치듯 섞여서 마음에 잔상이 남습니다. 영화의 두 주인공의 감정이 공감이 되면서도 미묘해서, 또는 영화 전체의 스토리와 감성에 이끌려 두 번, 세 번 다시 보는 관객들도 많았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영화는 두 번째, 세 번째 볼수록 놓쳤던 부분이 보일 것이고 또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해준은 영화 속에서 안약을 자주 넣습니다. 안약을 넣어야만 그의 시야가 뚜렷해지지요. 안약을 넣지 않으면 뿌옇게만 보이는 그의 시야처럼 그는 범인인 용의자 서래를 눈앞에 두고도 한 치 앞을 보지 못합니다. 사건도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도 정리하지 못한 것을 안약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스터리와 범죄 수사극이 섞인 오묘한 멜로 영화지만 끝에 갈수록 더 진하게 멜로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 때문인지 다 보고 나서 더 깊게 여운이 남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상징적인 요소도 많은 영화이고 대사도 곱씹을수록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많아서 그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하면서 보면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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