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4일부터 방영된 500억 투자로 기대를 끈 <별들에게 물어봐>가 시청률이 1%대까지 떨어지며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500억이나 투자를 받았고 주연 배우 또한 로맨스코미디물의 강자인 이민호와 공효진임에도 왜 시청률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을까. 일단 제목 자체가 주는 느낌은 좋고 신선해 보인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물이라니 장르면에서도 이제까지 나온 로맨스물하고는 좀 달라 보인다. 주연 배우들도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은 아닌 데다 조연들 라인업도 굉장히 화려하다. 이러한 조건들을 갖췄는데도 시청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3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스토리의 개연성과 설득력 부족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면서도, 초반부터 임신, 유산, 난임 등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다. 이점이 시청자들에 따라서는 자칫 장르적 재미나 웃음을 주기보다는 너무 무겁고 로맨스와는 맞지 않는 분위기를 느끼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주인공이 우주에서 인공수정을 시도하는 설정은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최악으로 평가되는 것 중 하나가 우주에서의 두 주인공의 베드씬. 로맨스물에서 베드씬조차 뜬금없이 느껴지고 전혀 설레지가 않는다면 거의 실패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주인공 케미가 설득력이 없으니 나 역시 보면서도 왜 이런 장면이 들어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전개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고 첫 화부터 난해한 장면들에 이후로도 시청률이 점차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 중간에 초파리 교미 장면과 같은 뜬금없는 장면이 삽입되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 것도 큰 이유다. 이러한 장면들은 스토리 전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며 몰입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었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대사
드라마에 나오는 일부 대사들은 현대적 감각에 맞지 않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표현으로 구성되었는데 몇몇 대사는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남주 공룡이 학생 시절, 자신을 키워준 이모들에게 '예쁜 엄마들 데리고 놀았으면 돈을 줬어야 될 거 아니야, 어'라고 하는 장면이나 산부인과 의사가 된 후에는 '섹스하고 임신시키는 거는 내가 전문이에요'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다. 앞전 대사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대사라고 여겨지며 자칫하면 여성혐오적 발언이라고도 느껴질 수 있다. 두 번째 대사는 아무리 실험 쥐 대상으로 하는 대사였다고 해도 산부인과 의사인 사람인데 저런 식으로 대사를 써야 했을까? 싶다. 같은 의미로 얘기를 하더라도 더 멋있게 대사를 만들 수도 있을 텐데 드라마 작가의 센스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일부러 노골적으로 대사를 하는 게 목적이어도 상황이나 장면에 맞게 센스 있게 하는 거랑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꾸준히 대사가 아쉽다는 평이 나오는데 이러한 대사들은 캐릭터의 감정 전달이나 상황 설명에 있어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게 했다.
주인공들의 설득력 없는 감정선과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완성도
두 주인공들 사이의 로맨스 감정선 전개가 충분한 서사적 뒷받침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되었다는 생각이다. 이건 나뿐 아니라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남주 공룡(이민호)은 1화에서 우주로 오기 전에 원래 병원장 딸인 약혼자가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주로 와서 대장인 이브 킴(공효진)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약혼자가 있음에도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고 하면 그만큼 설득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설득력 없는 스토리와 감정선으로 로맨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들의 케미까지 시들해지고 말았다. 로맨스라는 장르에서 이러한 설득력 부족은 완성도를 떨어뜨리며 한류 스타인 두 배우에게도 아쉬운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현재 12화까지 방영된 상황인데 초반부터 극에 흥미를 잃어 중도 하차를 한 시청자들도 많지만 앞으로 남은 4회분에서 조금의 반전이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나름 우주라는 배경으로 만들어진 최초 로맨스드라마라서 기대한 바가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아쉬운 결과를 보인 게 개인적으로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흥행했다면 다른 로맨스물도 색다른 시도를 할 발판을 얻었을 텐데 말이다. 지금까지의 회차와는 달리 남은 4회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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